뭔가 좀 같이 하자고 하면 꼭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는 친구가 있다고요? 친구한테 영화 보자고 했다가 자기는 영화 보는 거 안 좋아한다고 딱지맞았다고요?
그럴 땐 딱 이거 하자, 저거 하자고 하지 말고 그냥 두루뭉술하게 ‘Do you want to see a movie or something?’ 이런 식으로 말해보세요. 이렇게 말하면 ‘영화 같은 거 볼래?’나 ‘영화 보거나 뭐 다른 거 할래?’라는 의미가 되거든요.
여기서 ‘~ or something’은 ‘~가 아니면 다른 무언가’라는 의미예요. 이렇게 말하면 뭔가를 딱 한 가지 하자고 하는 게 아니라 다른 무언가도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게 돼요. 그래서 상대방이 위의 질문에 ‘I don’t want to see a movie. (난 영화 보고 싶지 않아.)’라고 하면 ‘Then let’s go shopping. (그럼 쇼핑하고 가자.)’이라고 하면 되고, 그것도 싫다고 하면 ‘Then let’s play games. (우리 게임하자.)’ 이런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으로 상대방이 빠져나갈 수 있는 범위를 점점 좁혀가는 거예요. ㅎㅎ 싫다고 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설마 세 번, 네 번 계속 싫다고 거절하겠어요?
몇 가지 예제를 더 드릴게요. 만약 친구 눈탱이가 밤탱이가 됐을 때는 웃음을 꾹 참고 ‘Did your girlfriend hit you or something?’이라고 하면 ‘네 여친이 너 때리기라도 한 거야?’라고 물으면 되겠고,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친구가 갑자기 이상한 주문 같은 걸 외우며 토끼처럼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걸 보게 되면 옆에서 혀를 끌끌 차며 ‘Are you crazy or something? (너 미치기라도 한 거야?)’이라고 한마디 던져주면 딱~이겠죠? ㅋㅋ
A: If you’re not doing anything tomorrow, let’s get together and see a movie or something.
B: Yeah, sure.
A: What time do you want to get together?
B: Any time is fine with you. You decide.
A:
내일 아무것도 안 하면 만나서 영화 같은 거나 보든가 하자.
B:
그래, 그러자.
A:
몇 시에 만날까?
B:
아무 때나 상관없어. 네가 정해.
- JD Kim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