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가기 전까지 ‘Thank you.’와 ‘I appreciate it.’ 모두 ‘고맙습니다.’라는 표현이고, ‘I appreciate it.’이 ‘Thank you.’보다 훨씬 공손한 표현이라고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미국에 가서 처음 한동안은 학교 친구들한테 ‘I appreciate it.’을 사용하지 않았었죠. 그런데 웃긴 게 이 ‘버릇 없는’ 미국 애들은 저한테 이 말을 자주 하는 거예요. 물론 내가 가을 학기가 아니라 봄 학기에 전학을 가서 반 학기 꿇긴 했지만, 그렇게까지 깍듯이 대해주니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더라고요.
영어가 좀 되고 나서 얘네가 말하는 걸 잘 들어보고 있자니 어떨 때는 ‘Thank you.’와 ‘I appreciate it.’ 둘 중 하나만, 또 어떨 때는 둘을 함께 쓰는 거예요. 하나만 쓰면 몰라도 두 개를 같이 쓰면 ‘고마워, 고마워.’가 되니까 꼭 무슨 장난치는 것 같아서 전 영 못 쓰겠더라고요.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두 표현의 ‘공손함’의 차이는 거의 없어요. 그렇지만 어감상 ‘Thank you.’는 일반적인 ‘고맙습니다.’인 반면, ‘I appreciate it.’은 어떠어떠한 게 고마운지 구체적으로 밝히는 ‘고맙습니다.’라는 차이는 있어요.
정말 고마울 때 일반적으로 ‘Thank you. I appreciate it.’의 순으로 말하는데, 가끔은 ‘I appreciate it. Thank you.’라고 하기도 하니 참고하세요. 이 때 해석은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가 아니라 ‘고맙습니다, 정말.’이나 ‘고맙습니다. ~해주셔서.’ 정도로 해두면 될 것 같아요. 참고로 ‘I appreciate it.’에 나오는 ‘it’은 ‘상대방이 내게 베풀어 준 것’을 ‘it’으로 받은 거고요.
A: (At JD’s Café) Excuse me, can I use your restroom?
B: Sorry, but it’s for our customers only.
A: I know that, but I really gotta go. It’s number 2.
B: I guess I have no choice then. Go ahead.
A: Thank you. I really appreciate it.
A:
저기요, 화장실 좀 사용해도 될까요?
B:
죄송하지만, 저희 가게 손님들만 사용할 수 있어요.
A:
아는데요, 정말 급해서 그러거든요. 큰 거라서…….
B:
그럼 할 수 없네요. 사용하세요.
A:
고맙습니다. 화장실 사용하게 해주셔서.
Tip
‘I gotta go. (=I’ve got to go).’는 ‘화장실(용변)이 급해.’라는 표현이에요.
‘Number 1’은 ‘소변’, ‘Number 2’는 ‘대변’을 뜻해요.
‘Go ahead.’는 상대방이 ‘~해도 돼요?’라고 물었을 때 ‘그러세요.’라고 하는 표현이에요.
- JD Kim 제공 -